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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저자 인터뷰_내시가 알려주는 '참 쉬운 역사' 어때요? (매일경제)

홍성윤 기자
 
입력 : 
 
2015-12-03 17:14:51
 
수정 : 
 
2015-12-03 20:11:36
별종 문화해설사 `쏭내관` 송용진씨
사극보고 역사·宮에 빠져…국사 이어 세계사 책 내놔
역사교육, 암기아닌 흥미
사진설명
"내시 옷만 사계절에 맞춰 15벌, 관모만 5개예요. 셔츠나 청바지보다 더 자주 입는 평상복이 됐죠." '쏭내관' 송용진 씨(43)는 바쁘다. '쏭내관의 재미있는 史교육 현장'이란 법인을 차린 그는 내시 옷을 입고 전국을 누비며 청소년, 교사, 일반인을 대상으로 역사와 문화재 관련 강의를 한다. 우리 궁궐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그의 책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기행'(지식프레임)은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씨는 무엇인가에 꽂히면 미친 듯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다.
"농구스타 허재가 다닌다는 이유로 중앙대에 갔어요. 전공인 한국화 대신 대학 생활 내내 농구부 후원회 활동만 했죠." 유학길에 오른 이유도 별났다. 그는 "배우 한석규가 유학생으로 나오는 옷 광고가 너무 멋있어서 무작정 유학을 떠났어요."
영어강사로 일하던 그가 궁궐에 미치게 된 건 1999년이다. 송씨는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극 '용의 눈물'을 봤는데 실제로 본 경복궁은 드라마와 달리 허허벌판이라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궁궐에 관한 책 한 권을 보고 '욱'했다. 일제시대 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궁궐 건물이 너무 많았다. "원래 우리 조상은 무덤에 잔디를 심었어요. 그런데 일본인들이 궁궐 건물을 헐어버린 자리에 잔디를 덮은 거예요. 궁(宮)이 무덤이 된 셈이죠."
일제 만행에 화가 나서 그리고 궁궐에 반해서 송씨는 역사 공부를 시작했고 궁궐을 소개하는 해설사로 일하게 됐다. 그는 "수업하듯 가이드를 하면 안 된다"며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만들려면 사극 연기와 오버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내시'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내세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왕이나 영의정 옷을 입고 있으면 진지하고 어려워지잖아요. 내시는 그 자체로도 웃기고 부담이 없거든요. 무엇보다 궁궐을 속속들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내시였으니까 딱이죠."
송씨는 "학자와 전문가들이 내놓은 학문과 지식을 쉽게 풀어내고 전달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했다. 그는 "어려운 걸 어렵게 설명하는 게 가장 쉽다. 어렵고 딱딱한 역사 이야기를 누구보다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그는 책을 쓸 때도 항상 옆에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있다고 상상한다.
송씨의 역사 공부는 세계사로 이어져 '쏭내관의 재미있는 세계사기행'이란 책도 펴냈다. 두 달간 내시 옷을 입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박물관과 사적지를 다녔고, 100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원고를 썼다. 그는 "한국사가 곧 세계사"라고 말했다. "세종대왕이 집현전에 외국인 학자를 스카우트한 적이 있어요. 신라의 왕릉인 괘릉을 지키는 무인석은 서역인이고요. 한국사와 세계사의 연결고리를 보여주고 싶었죠."
궁과 절에만 가면 도망가기 바쁜 아이들이 역사에 재미를 붙일 방법은 없을까. 송씨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부모와 함께 사극 보기'를 추천했다. 그는 "상상을 덧댄 이야기라도 상관없다. 만화도 좋은 교재"라며 "'태정태세문단세'를 외우게 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역사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교육에서 '말이 많아질수록' 역사가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대왕도 이순신도 깔(?) 수 있어야 해요. 역사에 정답은 없습니다. 사실을 놓고 논쟁하고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역사교육이거든요."
"제 별명이 'B급'이에요. 뭐든 A급은 못된다는 얘기죠. 그런데 '최고가 되겠다'는 욕심을 버리니 변화하고 도전하는 게 즐겁고 행복합니다."
A급 열정의 자칭 B급 역사광 '쏭내관'은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떠났다.